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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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플라워
파트너스회원
- 2022.04.09 07:13 조회 292
당신
김용택
마음이 가면
봄갈이 해논 밭흙같이
보드랍고 따스한 몸이 오는 그대
그대 사랑은 한없이 크고
끝도 갓도 없이 넓어서
내가 그대 앞에 서서
이만큼 저만큼
이, 이, 이만큼 보다 더 크게
내 아무리 두팔이 찢어지게
다 벌려
저 하늘
이 땅만큼
그대 사랑한다해도
그대는
내가 사는
저 하늘 이 땅 같아
나는 그대 사랑안에 있고
그대 사랑은
내 손 내맘 닿는데까지
피어나는 꽃처럼
일어서는 봄산처럼
세상을 환하게 열어줍니다
가난하고 쓸쓸했던 내세상
봄이 오는 들길을 따라
불쌍한 우리 보리피리 불며
산설고 물설은 산중 땅
찾아온 그대
내가 저문 산처럼 배고파 누우면
그대는 내곁에
저문 강으로 따라누워
당신의 강으로 따라누워
당신의 피와 살을 주어 채워적시고
내가 새벽 산처럼 어둡게 서있으면
그대는 훤한 앞산으로
해 받아 일어서서
내 이마에 이마를 대어
산문을 열어줍니다
사랑하는 당신
아직은 그대앞에 두손 다 편히 내려놓고
그대 바라볼 수 없이
흔들리는 우리 땅
우리들의 사랑